By Jaeyeon Woo

YONHAP

사업을 접기 전 야후 코리아 입구.

야후가 한국 사업을 접은 이유에는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도 포함됐을까?

지난 금요일 한국 인터넷을 달군 질문 중 하나로, 야후 코리아의 직원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의 블로그 포스트 때문에 생긴 일이다.

‘한국을 떠나는 외국기업들: 침입자를 몰아낸 집주인의 승리인가?’라는 제목의 이 포스트에서 작성자는 YTN 케이블뉴스의 최근 보도를 문제삼고 있다. YTN은 야후가 한국을 떠난 것이 빠르게 변하는 한국의 IT 트랜드를 따라잡지 못해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작성자는 “한국이 외국기업들이 성공할 만한 토양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야후가 떠난 것이라며 야후 및 글로벌 기업들의 성명을 인용하고 있다.

“효과적인 경쟁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시장에 관심을 집중하기로 했다.” –모토롤라

“이번 결정은 성공할 확률이 더 높은 시장에서 휴대폰을 판매하는 데 역점을 두기 위한 것이다.” —HTC

“우리는 장기 성장과 성공을 위한 보다 공고한 글로벌 사업을 구축하는 데 자원을 집중할 것이다.” –야후

새해 전날, 야후는 영구적으로 한국사업부를 폐쇄했다. 네이버와 다움 등 자국 포털사이트들이 검색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나라에서 15년간 이어왔던 사업의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2000년대 초반 큰 인기를 끌었던 야후 코리아의 폐쇄 직전 점유율은 1%도 안됐다. 지난 10월 회사는 “한국사업부가 크나큰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지난 몇 년간 야후 전체의 성장률을 깎아먹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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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롤라와 HTC, 리서치인모션 등도 지난해 한국 사업을 접었다. 골드만삭스자산관리 역시 11월 중반 한국을 떠나기로 결정했으며, HSBC는 소매은행사업부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블로그 작성자는 외국기업들 입장에서 비우호적 사업 환경을 형성하는 요인 세 가지를 지적했다. 까다로운 소비자, 경쟁이 극심한 시장 상황, 그리고 중국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비교할 때 한국이 가진 다소 ‘모호한’ 어필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보다 글로벌적인 시각을 갖추려면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기존과는 다른 서비스를 시도해보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외국기업들과의 경쟁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한국기업들의 장악력이 커질 수 밖에 없고 결국 소비자들은 선택의 여지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블로그 포스트에 대한 반응은 여러가지였다. 그 중 몇 가지를 추려보았다.

한국이 갈수록 해외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으며, 글로벌기업들의 이탈이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해당 블로그 포스트 캡쳐.

“누가 불편한 서비스를 사용하려 하겠는가? 야후가 왜 떠나야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제 알겠다. 자신들의 잘못을 소비자탓으로 돌리려는 사고방식 때문이다.”

“블로그 작성자가 말하는 바가 전적으로 틀린 얘기는 아닌 것 같다. 독점행위는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한다. 정부는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야후는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곧 잊혀질 것이다. 한국인들은 야후를 ‘외국’기업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검색사이트가 전무하던 아주 초기에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야후를 냉대했다는 주장은 공정하지 못하다.”

“야후가 쫓겨난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침입자’로 왔기 때문이다.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해 왔다면 아직 건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들에 의한 독점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이 포스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작성자는 “이건 내 사적인 견해일 뿐이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 보다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포스트는 삭제된 상태다. 야후측에 이와 관련해 질문했지만, 홍콩 야후 미디어부서의 한 관계자는 미국 본사에 질문하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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