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Evan Ramstad

Episode 1: “The Expat Life” from Semipermanent on Vimeo.

지금으로부터 약 1년전,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커플 티파니 니드햄과 에릭 모이니한은 그동안 하던 영어강사일보다 더 흥미롭고 창조적인 일을 하기 위해 모색 중이었다.

그러다 한순간 모든게 시작됐다.

현재 이들은 서울에서 가장 힙한 지역인 가로수길에 옷가게를, 외국인 지구인 이태원에 마이크로브루어리(자체적으로 맥주를 제조하는 소규모 맥주집)를 운영하고 있으며, 외국인 거주자들의 삶을 다루는 아리랑 TV의 20회짜리 프로그램 ‘세미퍼머넌트(Semipermanent)’도 진행하고 있다.

모이니한은 “낚시줄을 많이 던져놓았더니 한꺼번에 고기들이 몰려들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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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드햄은 자신들은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해왔을 뿐이라며 “어떤 일이든지 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새 모멘텀이 쌓인다”고 말한다.

옷가게 이름은 ‘데케이드(Decade)’이며 의상을 디자인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제조 과정에도 참여하는 북미 디자이너들을 소개하기 위해 창업했다. 지금까지 인디비쥬얼라이즈드와 윙스플러스혼스 같은 브랜드를 소개했다.

맥주집 이름은 ‘맥파이(Magpie)’이며 술집이라기보다는 실험실 혹은 시음장으로 설계했다고 한다. 니드햄은 자신이 최근 어떤 고객에게 맥파이가 실제로 술집이 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커플은 다음달 옆건물 지하에 밤 11시 이후까지 문을 여는 제대로 된 술집을 개점할 계획 중에 있다. 이름은 ‘맥파이 베이스먼트(The Magpie Basement)’다.

커플을 비롯한 맥파이 경영진은 마이크로브루어리에서 제조한 맥주를 다른 장소에서도 팔 수 있게 개정된 한국법의 수혜를 입고 있다. 근처 마이크로브루어리인 크래프트웍스탭하우스에서 만든 맥주처럼 이태원에 있는 다른 인기술집과 바토스어반타코스 같은 레스토랑에서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The Wall Street Journal

에릭 모이니한과 티파니 니드햄 커플.

하지만 커플은 TV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것이 무엇보다 경이롭다. 한국인 친구 한 명이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다양한 삶이 놀랍다며 아이디어를 낸 것이 계기가 됐다. 몇몇 TV 방송사에 아이디어를 타진해 보았고 아리랑에서 제의가 들어왔다. 아리랑은 국영방송사로 대중에게 쿨하다는 평을 듣지는 못하지만 그동안 꾸준한 진척을 일궈왔으며 CNN기자 출신 손지애 사장의 리더쉽 하에서 경쟁력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매 회마다 주제가 달라지고, 해당 주제와 관련된 일을 하는 한국 거주 외국인들과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모이니한은 자신들이 잘 아는 영어강사 커뮤니티를 벗어나는 게 핵심이라고 말한다. 아리랑 프로그램이 대체로 그렇듯 건전하고 긍정적인 분위기도 담겨있지만, 한국 내 논란과 문제에 대해서도 피하지 않고 접근한다. [참고로 필자도 다음회에 출연해 경제문제에 대해 얘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각각 캐나다와 미국에서 온 모이니한(32)과 니드햄(30) 커플은 고국에서라면 지금 하고 있는 것 같은 일을 할 용기도 자본이나 수단도 갖지 못했을거라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기회와 틈새시장을 발견할 수 있었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한국 거주 외국인과 한국인들의 전문성에 도움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둘 다 TV쪽 경험은 전무했다.

니드햄은 “누구나 꿈을 품으면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특히 외국에 거주하면 다른 시각으로 모든 걸 보게 되고 ‘내가 사회적 기대치를 벗어나 살고 있구나. 더이상 그런 압박감을 느끼지 않게 됐구나.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구나’라고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온다”고 말한다.

모이한은 스포츠라는 주제로 ‘세미퍼머넌트’에 출연했던 한 여성을 떠올린다. 롤러더비팀의 일원이었는데, 자기 나라에 살았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거라고 말했다고.

물론 외국에서 사업을 세 개나 시작한 것은 힘든 일이었다. 모이니한은 “고국이었다고 해도 같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그런 스트레스와 어려움은 소기의 성공을 달성한 순간 눈녹듯 사라져버린다”고 강조한다.

이 기사의 영어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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