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William Westbrook

엘: 제이! 제드가 전화했었어. 솔락시언트 9 행성 고위관계자가 다음 시카고 불스게임에서 VIP석에 앉고 싶어한대.
제이: 알았어. 데니스 로드맨에게 전화하지. 거기 출신이잖아.
엘: 로드맨이 외계인이라고? 농담이지?
제이: 아니.
엘: 뭐 변장이라 할 것도 없네.

- ‘맨 인 블랙’에서

 

 

Getty Images 데니스 로드맨

북한이 다시 한번 미사일발사와 핵실험 카드를 꺼내들자 미국 측이 데니스 로드맨을 들고 나왔다.

로드맨은 NBA에서 활약하던 시절 7년 연속 리바운드왕으로 선정되며 맹활약을 펼친 공을 인정받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경력의 소유자이다. NBA에서 은퇴한 이래 그는 호주 프로레슬링 투어에 참가하는가 하면, 리얼리티쇼 ‘셀레브러티 리햅’에 출연하기도 했다. 26일(화요일) 그는 북한을 방문하면서 외교능력을 시험할 태세를 갖췄다.

로드맨의 평양행은 미국정부와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국무부가 이번 방북에 대해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통신사 AP에 전했다. 미디어기업 VICE는 “북한정권을 외부 세계와의 관계개선과 개방으로 이끌기 위해 로드맨의 방북을 기획했다”고 발표했다.

 

 

VICE 방북프로그램을 위해 북한을 찾은 경험이 있는 쉐인 스미스 VICE 회장은 “농구장에서 서로 간 공통점을 찾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라 말했다. 코미디농구팀인 할렘 글로브트로터 선수 3명과 로드맨은 북한에서 어린이 농구캠프를 지도하고 농구경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VICE 측은 농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김정은 제1비서가 경기를 참관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농구와 거리가 멀어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북한의 국제친선전람관에서는 마오쩌둥과 스탈린이 선물한 방탄차와 루마니아의 독재자였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선물한 멧돼지머리와 더불어, 마이클 조단이 서명한 농구화도 찾아볼 수 있다.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이 전달한 선물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코냑과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뿐 아니라 NBA도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국민들이 농구를 좋아하더라도 로드맨의 특이한 외모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AP관계자가 얼굴 여기저기에 피어싱을 하고 문신으로 가득한 로드맨의 사진을 평양시민에게 보여주자 “괴물같다”는 반응이 돌아왔다(지난 몇 년 간 적색과 녹색 등 색깔이 자주 바뀐 로드맨의 머리카락은 나오지 않은 사진이었다).

로드맨의 평양행을 다룬 VICE 프로그램은 4월 초 HBO에서 방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