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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로라가 한국에 내놓은 신형 스마트폰.

By Evan Ramstad

최근 구글에 인수된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한국 휴대폰 시장을 떠난다. 그러나 이 소식은 국내 휴대전화 대리점을 둘러보거나 휴대전화 시장 판매 현황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놀라운 소식은 아니다.

IT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모토로라의 한국 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겨우 0.2%. 같은 기간 한국 시장 전체 핸드폰 판매량이 거의 1,600만대에 달했던 것에 반해, 모토로라의 판매 실적은 4만1,000대에 그쳤다.

판매 대수나 매출액 기준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가 같은 기간 동안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핸드폰은 총 1,020만 대였으며, 시장 점유율은 64%였다. 글로벌 핸드폰 시장 점유율은 여러 조사기관의 자료를 기준으로 약 25%이다.

모토로라는 성명서에서 R&D와 휴대폰 판매를 포함한 한국 사업부의 운영을 중단한다는 계획을 지난 10일 직원들에게 통보했다고 전했다. 다만 통신 장비 판매와 고객 서비스 지원은 계속될 예정이다.

모토로라는 이번 철수의 배경에 대해 “당사의 글로벌 R&D 통합 계획과 가장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시장에 좀 더 역량을 집중하려는 노력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만의 HTC도 올초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한국 시장은 외국 휴대전화 업체에게 힘들기로 악명이 높은 시장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국산 제품을 더 친숙하게 느끼는 탓도 있지만, 지난 몇 년 간 한국 정부가 외국업체의 제품에 대한 규제와 비관세 장벽을 통해 지원한 덕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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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지난 2005년에 마련된 한 규정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휴대전화의 경우 한국산 미들웨어의 사용을 요구했으며, 이로 인해 RIM과 애플의 스마트폰은 2009년 이 규정이 폐기되기 전까지 한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했다. 또 최근에는 스마트폰 OS 개발자들에게 소스 코드를 일정 부분 공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애플과 구글, RIM의 운영체제로 정부기관용 앱을 제작할 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삼성의 뒤를 이어 시장 점유율 2, 3위는 마찬가지로 국내 업체인 LG전자와 팬텍이 차지하고 있다.

애플은 4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앞선 경쟁자들에게 한참 밀리는 상황이며, 다른 외국계 업체들은 애플보다도 더 뒤쳐져 있다. 노키아의 경우 한국에 대규모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올해 한국 시장에서 판매한 휴대폰은 만 대도 못 된다.

한국 시장은 스마트폰 소비량 기준으로 여타 다른 국가 시장보다 한참 앞서 있는 시장이다. 올해 1~9월 한국시장 내 휴대전화 판매 중 스마트폰의 비율은 93%. 같은 기간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체 휴대전화 판매량 대비 약 40~45% 수준에 그치는 것과는 대조적인 수치다.

다음은 한국 시장 내 1~9월 휴대폰 판매 현황이다.

스마트폰 포함 전체 휴대전화 판매 실적
삼성 10,241,600
LG 2,762,100
팬텍 2,553,400
애플 246,000
모토로라 40,800
소니 39,600
HTC 38,400
노키아 9,800
RIM 3,100
기타 34,000
총 1,597만 대

스마트폰 단독 판매 실적
삼성 9,721,100
LG 2,345,600
팬텍 2,339,600
애플 246,000
소니 39,600
모토로라 39,100
HTC 38,400
노키아9,800
RIM 3,100
총 1,480만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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