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rtesy Hulu
‘훌루’에서 서비스 중인 ‘아이리스2′.

박근혜 대통령이 월요일 취임식에서 ‘한류’에 대해 언급한 것은 한류에 지지를 표하는 정치인이 또 한 명 늘었다는 것 외에는 크게 의미가 없다. 한류란 드라마와 영화, 음악 등 한국의 대중문화가 해외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는 현상을 일컫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코리아리얼타임(KRT) 등 전 세계 주류 언론들은 한국 연예계 관련 기사를 쓰면 높은 조회수는 따놓은 당상임을 깨닫게 됐다. 한류 관련 기사는 케이팝이나 한국 영화 팬들은 물론, 한국의 대중 문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을 궁금해하는 한국 독자들에게도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유튜브 조회수를 제외하면 해외에서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가령 해외에서 열리는 케이팝 콘서트 및 페스티벌 같은 경우 일회성 행사에 불과하고, 미국 등 해외 라디오에서 케이팝 방송 빈도도 들쭉날쭉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예외다.

하지만 이제 ‘훌루’가 있다. 미국의 주요 TV 방송사들(뉴스코퍼레이션의 자회사 폭스 브로드캐스팅 등)이 소유한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훌루닷컴은 한국 드라마의 치솟는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한다.

 

훌루는 지난해 한국 드라마의 조회수가 2011년에 비해 135%나 급증했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방영 직후 훌루에서 볼 수 있는 한국 드라마가 그 어느 때보다 많아진 게 조회수 폭증의 가장 큰 원인이다.

훌루는 현재 한국에서 수요일과 목요일 밤(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에 방영 중인 드라마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 세 편을 모두 서비스하고 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7급 공무원’, ‘아이리스2’ 등이다. 이 수목드라마 세편은 최근 몇 년 동안 KBS와 SBS, MBC 방송 3사 간 시청률 경쟁 가운데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위 세 편의 드라마는 한국에서 방송이 나가고 며칠 뒤면 영어자막과 함께 훌루에 올라온다. 현재 케이블 방송국 tvN에서 방영 중인 ‘이웃집 꽃미남’도 한국에서 방영 직후 훌루에서 볼 수 있다.

훌루는 미국 드라마에서 사용되는 광고 방식과 마찬가지로 드라마 중간에 삽입되는 형태의TV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훌루 대변인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는 미국 드라마와 “거의 동일한 수의” 광고 계약을 맺고 있다.

훌루는 2010년부터 한국 드라마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초기 계약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종영된 드라마에 대해서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그러다 2011년, 한국 방송사들은 훌루가 방송 직후 드라마를 내보낼 수 있도록 새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한류’의 불씨가 꺼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한국인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