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썬이나 MS가 누리던 개발자 생태계를 이제 애플 WWDC와 구글 I/O는 이제 완전히 뺏아간 것 같다. 그만큼 구글 I/O에 대한 소식과 영향력이 높아진 것 같다.  다른 소식들은 별로 관심은 없고 몇 가지 촌평을 하자면…

1. 크롬 vs. 안드로이드진영의 완승
첫날과 둘째날 키노트는 각각 안드로이드와 크롬이었는데, 이상하게 첫날은 엄청난 관심을 끈데 비해 둘째날은 거의 임팩트가 없는 발표로만 진행이 되었다.

 

구글 내에서는 크롬 진영과 안드로이드 진영이 나눠져 있고, 이들 간의 OS 헤게모니 싸움이 꽤 볼만 했는데, 이제 거의 안드로이드의 한판승으로 끝난 듯 하다.

 

 

구글이 직접 하드웨어를 태블릿 시장과 콘텐츠 리더 그리고 가정용 셋탑 박스까지 내놓으면서 전선을 모든 영역으로 확대하였다. 이는 엄청난 투자를 의미하는 것이고 모든 역량이 안드로이드에 집중되고 있고 향후 하드웨어 리더쉽도 확실히 가지고 가겠다는 의도인 듯.

크롬OS는 아직 데스크톱에서 힘을 못쓰고 있고, 겨우 집의 셋탑박스 정도로 자리매김하려고 크롬 박스를 내놓는 정도였다. (게다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가정용 클라우드 플레이어인 넥서스 Q로 맞불을 놓았다.)

2. 새롭지 않은 모바일 크롬
이번에 iOS와 안드로이드용 크롬이 완전히 나오면서, 웹 브라우저로서 영역를 넓히고 있는데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은 게 브라우징 데이터 동기화와 클라우드이다.

어차피 iOS에서는 기본 웹킷 엔진을 써야 하고 이미 파이어폭스에서 비슷한 Firefox Home이라는 아이폰 앱이 있어 그 개념은 전혀 새롭지 않았다. 

 

적어도 크롬팀에서 Mozilla의 B2G를 능가하는 모바일 웹OS와 단말을 내놓지 않는 이상 모바일에서 안드로이드의 완전 장악 혹은 역할 분담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한 가지 대단한 뉴스는 지난 5월에 출시한 크롬박스도 참가자들에게 공짜로 줬다는 사실… 잘 안 팔려서 제고가 쌓이나 보다.

 

3. 반자동 구글 글래스 이벤트
세르게이 브린이 이끄는 구글 글래스팀의 깜짝쇼인 스카이 다이빙 라이브는 역시 잉여력의 끝을 보여준 이벤트였다. 둘째날 키노트 말미에 전날 이벤트의 비밀을 밝히는 설명을 한번 더 연출을 하긴 했는데 약간 힘이 빠지는 분위기였다. (그 정도 돈 쓰고 한번 보여주는 건 아깝긴 하겠다.)

가장 궁금했던 건 어떻게 고공의 글래스들이 인터넷에 접속 행아웃에 들어올 수 있는 가였다. 그 비밀은 바로 지상에서 사람들이 와이파이 안테나의 수동 조작을 통해 스카이 다이버를 맞추어 가짜 글래스에 부착된 웹캠으로 데이터를 전송 받았다고 한다.

 

그 이후에 옥상에 미리 있던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2단계를 거쳐 실내 행사장으로 들어오는 퍼포먼스를 한건데 완전히 짜여진 각본에 따라 하나의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것이었다.

역시 사람의 힘이고 자동으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구글 글래스에 대한 찬반이 많은데, 그 안경을 쓰고 뭔가 제대로 할만한 건 ‘자동차 운전’ 밖에 없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근데 문제는 구글이 무인 자동차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지니스 모델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

4. 선물…선물…선물
구글 I/O의 관심사는 역시 개발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3년 전 부터 참가자들에게 참가비의 2~3배를 능가하는 선물을 주면서 그 인기도 급속히 높아져 올해는 등록이 시작되자 마자 한시간도 안돼서 매진이 될 정도였다. (참여하는게 남는 장사니까…)

 

아니나 다를까 올해도 넥서스 휴대폰, 넥서스 7 태블릿, 넥서스 Q 플레이어, 그리고 크롬박스까지 대략 2천불(200만원) 상당의 제품을 공짜로 주었다. 앞으로 이런 돈XX을 할 만한 IT 기업이 나올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