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eyeon Woo

Jaeyeon Woo / The Wall Street Journal

팀 버튼 감독

영화 ‘가위손’과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연출한 팀 버튼 감독이 뉴욕현대미술관(MoMA) 특별전이 열리는 마지막 기착지인 한국을 방문했다.

2009년부터 뉴욕, 토론토, LA, 멜번, 파리에서 잇따라 선보인 이번 전시회는 이달 12일(수요일)부터 서울에서 관객들을 맞는다.

데생, 일러스트레이션, 컨셉 아트, 조각품, 사진, 아마추어 필름 등 팀 버튼 감독이 어린 시절부터 손수 만든 예술작품 860여점이 전시된다.

Hyundai Card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팀 버튼 특별전’

팀 버튼 감독은 이달 11일(화요일) 기자회견에서 편지에서 낙서에 이르기까지 매우 개인적인 수집품들을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게 된 상황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번에 공개한 작품들은 애초에 갤러리 같은 공간에서 전시하려고 만든 게 아니라 혼자 만들어본 소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개인적인 소품을 여러 사람들에게 내보이게 돼 기분이 ‘몹시 묘하다’면서도 이 전시회는 개인적으로도 평생 잊지 못할 ‘가장 놀라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팀 버튼 감독이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쇼’라고 표현한 이번 전시회는 4월 14일 서울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Tim Burton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나오는 움파룸파

롬 말리오치 뉴욕현대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회는 관계자들 모두에게 벅찬 과제인 동시에 영광스러운 작업이었다고 전했다. 말리오치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다가 다음 전시회는 팀 버튼을 주제로 해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팀 버튼의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어린 시절 누구나 느꼈을 법한 두려움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진한 공감을 얻었다.

검은색 수트에 선글라스를 끼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팀 버튼 감독은 “서울에서 이 전시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돼 더욱 특별하다”고 말했다.

Tim Burton

와인과 푸른 소녀, 1997년작.

서울 전시회에는 ‘프랑켄위니’와 관련된 예술작품 100여 점으로 구성된 새로운 섹션이 추가됐다. ‘프랑켄위니’는 소년 빅터와 애견 스파키의 뭉클한 우정이 돋보이는 영화다. 원래는 1984년에 흑백 단편영화로 제작됐던 작품인데 3D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리메이크해 올 10월 개봉했다.

팀 버튼 감독은 미술관 관계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번 전시회는 성사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공로를 돌렸다. 미술관 관계자들은 ‘탐정을 방불케 하는’ 치밀함으로 팀 버튼 감독의 서랍과 박스를 샅샅이 뒤져 수십 년 묵은 예술작품들을 발굴해서 전시회로 재구성했다. 또 무질서한 작품들에 ‘내러티브를 덧입혀’ 생동감을 불어넣었다고.

그는 “(미술관 관계자들의) 전문지식과 지도가 상당히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현대카드가 후원하는 컬처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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