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 판문점 휴전마을에서 북한군 병사가 쌍안경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북한이 밖으로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대응으로 연일 전쟁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즉각적인 침략 발언을 완화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북한 언론인들이 만든 잡지 ‘임진강’의 지로 이시마루 편집장은 최근 북한 북부 량강지역의 한 여성 공무원과 인터뷰한 내용을 전하며 지하군사터널에서 “전투 준비”태세로 있던 군인들이 월요일부터 막사로 복귀하고 있다고 했다.

이시마루 편집장은 “지난 몇개월간 엄격한 규제를 받아온 지역 내 사설시장도 다시 정상 영업을 하고 있다”며 이런 완화 조치는 농부와 민병대가 봄맞이 식목행사에 나서야 하는 4월이 온 것과 때를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소재 뉴스사이트 ‘데일리NK’의 박인호 대표 역시 북한이 필수적인 경제 활동을 위해 일부 지역에서 “비공식적으로 사설시장 운영을 허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엔은 약 2,400만 북한 주민의 3분의 2가 일상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추산한다.

월요일 데일리NK는 함경북도 회령 소식통이 전해온 말을 인용해 북한이 “1호 전투근무태세에 진입한다”고 밝힌 3월 26일 후 이틀간 고조됐던 군대집결 움직임이 사그라들었으며 “모든 게 조용해진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서울에 살고있는 한 탈북자는 지난달 말 함경북도 지역 관리와 대화한 일이 있는데 북한군 전투태세가 “3월말경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 일요일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키는 ‘새로운 전략노선’을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개혁파로 알려진 박봉주를 최고인민회의에서 신임 총리로 임명한 것 역시 북한이 경제건설에 역점을 둘 것이란 추측을 무성하게 한다.

북한전문가인 브라이언 마이어스 부산 동서대 교수는 지난 몇주간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내보낸 영문뉴스들은 “북한이 오로지 전쟁만 생각하는 나라라는 잘못된 인상을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하루도 빠짐없이 경제성장을 촉구해왔으며, 아나운서가 반미, 반남한 발언을 시작하기 전엔 공장과 농부들이 TV에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