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lastair Gale

The Wall Street Journal

단어게임을 하는 학생들

한국에서 교육열이 엄청나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모든 것이 수능에 달린 상황에서 학부모들은 빚을 내가면서 사교육비를 충당하고, 학생들은 졸린 눈을 비벼가며 입시학원 수업을 듣는다.

탈북청소년들에게 이와 같은 무한경쟁환경은 벅차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2001년 시작한 한겨레 계절학교는 탈북청소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합숙형 단기 대안학교다. 자원봉사 교사들이 영어와 수학, 국어 등 핵심과목을 집중지도하는 한편, 학생들이 불안감을 극복하고 한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심리적인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The Wall Street Journal

수업을 진행 중인 박용호씨

지난 7일 시작한 ‘제24회 탈북청소년을 위한 한겨레 계절학교’는 23일까지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통일교육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계절학교에 참가한 학생 27명은 하루에 10시간 이상 공부하며 학습에 열중하고 있다.

올해 최고령학생은 21세로 고교 3학년에 진학할 예정이다. 탈북청소년은 학습진도가 뒤떨어져있기 때문에 자신보다 어린 학생들과 한 반에 배정되는 경우가 많다. 북한 교육체제는 국가사상을 가르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2011년 한국에 들어온 탈북청소년 이 모군(19)은 중국에서 10년을 보내면서 한국말을 많이 잊어버렸다. 한겨레 계절학교 참가는 이번이 두 번째이지만 “사람들을 처음 만나는 게 여전히 어색하다”고 한다.

3주 동안 학생들은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북한인권시민연합 관계자, 대학생들과 함께 생활한다.

10여 년 전 한국에 온 탈북자 박용호 씨는 지난 3년 동안 계절학교에서 수업을 가르쳤다. 현재 서강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그는 배경을 숨기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동기들에게 처음부터 자신이 탈북자라고 밝혔다고 학생들에게 전했다. 대학에 어떻게 입학했는지부터 연애 등 일상적인 사안까지 수많은 질문이 학생들로부터 쏟아졌다.

“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약속을 지키는 등 기본적인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싶다”고 말한 박 씨는 “계절학교는 학생들이 자신감을 키우면서 배경이 비슷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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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는 탈북청소년을 대상으로 3개월 단위의 적응교육을 실시한다. 교육이 끝난 후 일반 학교에 적응할 수 없는 학생들은 통일부가 감독하는 대안학교 8개 중 한 곳으로 갈 수 있다. 탈북학생이 15명 이상 재학하고 있는 일반 학교가 학생들을 돕기 위한 관계자를 두는 경우도 있다.

The Wall Street Journal

북한인권시민연합의 김미리 교육훈련팀장

북한인권시민연합의 김미리 교육훈련팀장은 계절학교에 참가한 후 학생들의 성적이 올랐다는 전화가 교사들로부터 걸려올 때가 있다고 말했다. “수강생이 자원해 교사로 돌아올 때 가장 보람차다.”

계절학교가 민간자금지원을 받아 진행되기 때문에 매년 지원단체를 찾는 것이 고충이라고 김 팀장은 전했다.

2011년 한국에 들어와 처음으로 계절학교에 참가한 조 모양(18)은 새로 배운 영어단어를 나열하면서 반장으로 뽑혀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기회가 닿는다면 다시 오고 싶다. 이번 경험이 학교공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